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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득

당신들에게 연락을 못 하는 이유, 잘 지내나요?

by 루이지애나 2021. 10. 2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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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것도 없어진 상태가 된 것 같아서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도 연락을 하지 못 하게 된 것, 난 드러낼 게 아무것도 없고 직업도 없고 집도 없고 그런 상태라 그냥 내가 사라졌다. 내가 있든 없든 신경 쓰지도 않을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그냥 나는 그들이 궁금하지만 그래도 연락을 하지 못 하겠다. 한 순간에 없어진 것들이 모두 온전한 나의 것이 아니었다는 것. 그래서 한순간에 나약해졌다는 것. 사실 있어 보이는 척했던 것들은 모두 내 것이 아니었고 남을 위해 쏟았던 것들이었고 내가 정성을 쏟았던 남의 것이 내 것이 된 것 마냥 생각했던 것, 그 남 이란 새끼는 내 정성 가득한 것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고 나를 버렸다는 것. 그렇게 나는 내 크나 큰 정성이 깃든 것들을 다 줘버리게 되었고 강제적으로 심적 정신적 빈털터리가 되었다. 내가 만든 노고의 대가를 자신이 한 것처럼 둘러대겠지. 그동안도 그렇게 나한테 숟가락 얹어왔으니까. 난 남이 잘되야 나도 잘되는 거라 생각하며 더 열심히 남 잘되는 것에 열심히 하며 그게 나의 가치가 올라가는 거라 생각했겠지. 이제는 그 모든 것들에게서 떨어져 나왔다. 그렇게 낙동강 오리알 처지의 빈-털-터-리가 되었다. 

 

연락해보고 싶은 사람들이여, 당신들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나는 그냥 살아내고 있어요. 아니 그냥 살아지는 대로 버티고 있어요. 그마저도 연락할 사람도 별로 없지만 그래서인지 더 생각나는 사람들이여. 마지막이지 않을 것 처럼 인사를 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때가 마지막이었다는 게 느껴지고 받아들여지면서 이렇게 반강제적으로 생활 반경 3km 내외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네요. 내가 당신들에게 연락 못 할 이유는 없지만, 그냥 내가 너무 초라해서요. 나의 상황에 대해 할 말도 없고 비추기도 싫고 그래요. 이건 내가 초라한 게 아니라 상황이 초라한 거 라지만, 나는 꽤나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네요. 어떤 상황 속에 있느냐에 따라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되는 것 같아서 그만. 어쨌든 보고 싶다고요 그냥 커피 한 잔 하면서 얘기를 듣고 싶다고요 잘 지내시나요?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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